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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이와 왕배 아빠의 이야기

연애

오랑이와 첫만남, 그 전의 나의 삶

왕배 마마 파파 2024. 5.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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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6일.

이 날이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다.


오랑이를 만나기 전 나는 평소와 같이 나는 최대한 열심히 살고 있었다.

다이어트

내가 원하는 기업을 가기 위해, 가서 내가 만족할만한 인정을 받기 위해 몸을 갈아 넣으며 일을 했었다. 당연히 운동은 할 시간도 없었고 그 덕분에 살이 후덕하게 쪄버려서 열심히 쌓은 살을 빼기 위해 운동과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었다.

 

운전

2024년 만 나이가 도입된 시점에서 2024년 기준 만 31세였다. 그리고 10년 된 장롱면허는 있었지만 운전을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나는 서울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역세권에서 월세로 살았다 보니 운전에 대한 욕심이나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살다가 작년에 경기도로 이사를 가면서 서울에서와 달리 이동에 제한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차량 구매를 하고 매주 쏘카를 빌려 운전연습을 했다.

아반떼, 소나타, 투싼, 티볼리 등 여러 종류의 차를 빌려 탔었다

독서

작년부터 최소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자주 책을 읽었다.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기도 했고 내가 너무 개발서적만 읽다 보니 시야가 좁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많이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적어도 내가 본 자수성가한 사람들을 보면 책을 많이 읽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나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 중...


나름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목표를 세우고 바쁘게 살고 있었다. 

정상 괘도 밖에 있었던 삶을 괘도 안으로 돌려놓았던 그때 방식 그대로 열심히 살았다. 가끔 공허함이 생기기도 했지만 열심히 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대학 때부터 알던 누나에게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누나: 규현아 소개팅 안 받을래?
나:?!!

뜬금없기도 했지만 나랑 오랫동안 알고 지냈었던 누나라 나를 잘 아는 누나였고 내가 열심히 살아온 걸 본 누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나랑 잘 맞는 사람을 소개해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도 없이 좋다고 했었다.


첫 카톡

다시 봐도 오글거리고 민만한 카톡이다. 평범한 소개팅으로 우린 시작되었다.

첫 카톡의 느낌은 "일단 호감"이었다. 바쁘다고 답장이 느린 사람이 아니어서 일단 좋았다. 

나는 일단 너무 바쁜 사람은 만나기 싫었었다. 내가 정말 바쁘게 살았어서 그런지 내 여자친구까지 그렇게 바쁜 사람이길 원하지 않았다. 여자친구와는 안정감을 느끼고 싶었고 스타트업에 다녔어서 그런지 "성장 가스라이팅"으로 가득 차 있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일단 좋았다. (물론 집에서 한량한량 넥플릭스나 보거나 캥거루족이거나 일에 올인하는 사람을 원하진 않았지만, 삶에 여유가 있으면 좋겠었다)

2024년 2월 16일, 강렬한 첫 만남

나름 빠르게 우리는 강남 구청역 근처 파스타 집에서 처음 만났다. 원래는 7시에 만나기로 했으나 오랑이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6시 20분에 만나자고 했으나 내가 6시 30분에 끝나는 바람에 오랑이가 미팅 장소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열심히 급한 마음으로 가고 있는 나에게 카톡 하나가 왔다.

모?? 음? 마중? 음?? 음??

어려운 말도 아니었고 태어나서 처음 본 말도 아닐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인 것은 확실했다.

"모? 마중 나와준다고? 이 여자는 대체 무엇이지..."

괜찮다고 말한 이후에 식당 앞에 갔을 때 왠 조그마한 여자분이 두리번두리번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당근을 할 때처럼 어색한 핑을 날렸다.

"혹시... 지선님?"

역시 맞았다. 하얀 피부를 가진 부분만 눈에 들어왔고 이 상황자체가 몬가 웃겼다. 피식피식 웃음이 지어졌고 자연스레 안내해 주는 음식점에 들어가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지치고 피곤한 감정은 사라졌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답하여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던 거 같다. 식성도 잘 맞는 거 같았고 그것을 빌미로 그 자리에서 바로 "내일 회 먹지 않을래요?"라고 질렀고, 바로 다음날 에프터를 가졌다.

호감이 있나 보네! 나도 호감인데 다행이다.

그렇게 다음날 저녁에 우린 에프터를 가지게 되었고, 회를 먹고 술을 마셨다.

음... 조금 많이 마셨다. 이때 알았던 건 오랑이는 술을 좋아했고 잘 마셨다. 본인은 취한 적 없다고 했지만 나는 안 취했는데 오랑이는 취해버렸었다(?). 나는 원래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맞춰주려고 마셨는데(몸은 술을 잘 받는데 굳이 경제적 이득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맛도 없어서 잘 안 마신다) 머리도 안 아프고 재밌었다. 

취하지 않았다고 하는 오랑이의 현실. 자존심은 조금 쎄고 지는거 싫어한다.

이 날 물론 술만 마신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살아온 이야기나 가족 이야기도 하고... 딩크가 비혼주의자가 아니라는 점까지 확인했고 서로 호감을 가진 것도 확실히 확인(?)했던 날이었다.

금요일 첫 만남, 다음 주 월요일 우리 사귀어요!

술을 잔뜩 마신 토요일이 지나고 일요일엔 가볍게 서로 카톡을 주고받고 끝났다. 

나는 이때부터 이미 느낌이 왔다. 몬가 느낌이 왔다. 그래서 이대로 시간을 지체하기 싫었고 나름의 확신이 들었다. 바로 월요일 삼프터를 신청했고 오랑이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삼프터는 국룰이기도 하고 어차피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오랑이도 내가 싫지 않는 눈치라서 사귀자고 고백했고 우린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의 처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24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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