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은 보통 3-4달 정도면 끝난다고 한다.
우리 오랑이는 입덧으로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었고, 입덧보다 더 심각하다는 토덧을 하고 있었다.
토덧
임신을 하면 TV에서 보면 토하는 모습이 간혹 나온다. 냄새가 나면 한다는 설정이 가장 많은 거 같다.
물론 냄새에 엄청나게 민감해지지만, 토덧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닌 거 같다.
우리 오랑이는 토덧이 아주 심하게 왔다.
3개월이건 4개월이건 상관없이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졌다. 남편들은 토덧이 심한 게 뭔지 모를 수 있다.
나도 몰랐으니깐. 간단히 말하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다.
- 물 마시면 -> 토한다
- 과일 먹으면 -> 토한다
- 밥 먹으면 -> 토한다
- 냉면 같은 차가운 음식 -> 토한다
- 뜨거운 음식 -> 토한다
- 근데 배는 계속 고프다...
위와 같은 상황이다.
나의 나이가 결혼 적령기다 보니 주변에서 결혼과 아이에 관심이 많은 많은 남자 동료들이 들은 것들을 말해줬다.
사이다 마시면 괜찮더라. 냉면이 좋더라. 차가운 음식을 먹여봐라. 3개월 지나면 괜찮다더라.
다 안된다. 사실 너무 답답했다.
옆에서 보면 너무 미안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 하면 공감을 얻기도 힘들다.
힘들겠다.. 근데 우리 누나, 동생, 친구 누나 등이 아이 낳는데 크게 힘들지 않게 낳았는데...
라는 말만 한다. 그래서 거의 오랑이와 나만 이 문제를 헤쳐나가야 했다.
영양제도 더 잘 챙겨 먹어 보고 음식도 이것저것 먹어보고 먹는 양도 더 줄여봤다.
그래도 소용이 없고 너무 심해져서 결국 병원 가서 수액도 맞았지만 그 또한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안 먹으려고 했던 결국 입덧약을 처방해서 먹게 되었다.
디클렉틴
임산부들은 웬만하면 약을 안 먹으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약은 대부분 일반인을 상대로 테스트가 되었고, 그 약이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테스트가 거의 안되어 있다.
문뜩 당연히 테스트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떤 엄마가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테스트 삼아 약을 먹어볼 수 있을까.
하여튼 많이 알아봤고 안전하다고 하여 디클렉틴을 처방받아 사서 먹었다.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매일 자기 전에 2알을 먹고 잤고(졸리다고 한다) 다음날 세끼를 다 먹어도 토하지 않았다.
약은 1달치인데, 약을 계속 먹으면서 3주 정도 지났을 때 어 괜찮아진 건가 싶어 약을 하루 안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다음 날 3끼 모두 토했다.
참 속상하다. 우리 왕배는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는 걸 알긴 아는 걸까.
아무튼 오랑이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
지금도 토덧이 심하다면 고민 없이 약을 먹는다.
그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알 거 같다. 많이 먹어서 토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이 문제여서, 냄새가 나서 토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배는 고픈데 먹으면 계속 토를 하는 거다.
복숭아 두 조각 먹으면 그것조차 그냥 다 토한다.
일단 엄마가 건강해야 아기도 건강한 거 같다.
나도 왕배도 너무 소중하지만 오랑이의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을 쓰는 현재 20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약을 안 먹으면 토하고 있고, 계속 약을 먹고 있다.
오랑이 왕배 모두 아프지 말고 파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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